
△(왼쪽부터) 김정윤(신소재화학과 석사), 이소윤(신소재화학과 석사), 교신저자 위경량(신소재화학과 교수), 김민지(광전자신소재연구소 연구원), 안민아(광전자신소재연구소 연구원)
기존 유기 라디칼의 낮은 안정성과 발광 효율 한계 극복
분자 내 공간 전하 이동(TSCT) 제어를 통한 고효율 적색 이중항(Doublet) 발광 구현
차세대 디스플레이, 스마트 윈도우부터 광학 큐비트 기반 양자 정보 처리 기술 등 다방면 활용 기대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부총장 양지운) 신소재화학과 위경량 교수와 광전자신소재연구소 안민아 박사 연구팀이 공기 중에서도 수개월 동안 고유의 적색 발광 성능과 스핀 특성을 유지하는 ‘고안정성·고효율 유기 라디칼 음이온 발광체’를 개발했다.
유기 라디칼 발광체는 차세대 분자 양자 기술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나, 공기 중에서 쉽게 파괴돼 상용화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방향족 고리(Aromatic Ring) 구조를 도입한 새로운 분자 설계 체계를 통해 유기 라디칼 발광체의 안정성과 발광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특히 이번 연구는 디스플레이 소재를 넘어 양자컴퓨터와 양자통신의 핵심 요소인 ‘광학 큐비트(Optical Qubit)’ 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번 연구에는 신소재화학과 김정윤·이소윤 석사과정 및 광전자신소재연구소 김민지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Aromaticity-Engineered Open-Shell Radical Anions for Air-Stable Doublet Emission in N-Annulated Perylene Diimide’, DOI는 10.1002/advs.75858이다.
기존 OLED 등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유기 발광체는 전자가 짝을 이루고 있는 ‘폐각(Closed-shell)’ 구조를 가진다. 반면 유기 라디칼은 전자가 짝을 이루지 않은 홀전자를 가진 ‘개각(Open-shell)’ 구조로, 이론적으로 발광 효율을 1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홀전자는 고유의 스핀(Spin) 정보를 가지고 있어, 빛을 이용해 양자 정보를 제어하고 읽어내는 광학 큐비트의 유력한 후보 물질로 꼽힌다.
그러나 기존 라디칼 음이온은 반응성이 매우 높아 상온과 공기 중에서 빛을 내지 못하거나 빠르게 분해됐다. 이 때문에 양자 정보를 안정적으로 저장하고 처리하는 소재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N-환원 페릴렌 디이미드(PDIN)’ 분자 구조에 벤젠, 나프탈렌, 파이렌 등 크기가 다른 방향족 고리를 규칙적으로 결합한 새로운 라디칼 음이온 발광체 분자군([PDI-MeR])을 합성했다.
새롭게 개발된 발광체는 방향족 고리의 크기가 커질수록 분자 내부에서 공간을 통해 전하가 직접 이동하는 ‘공간 전하 이동(TSCT, Through-Space Charge Transfer)’ 특성이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특성은 분자 내부의 불필요한 진동을 억제하고,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빠져나가는 것을 차단해 발광 효율과 분자 자체의 수명을 향상시켰다.
특히 파이렌 고리가 도입된 유기 라디칼 분자([PDI-MePY]⁻)는 공기 중에 별도의 보호 조치 없이 노출된 상태에서도 수개월 동안 고유의 스핀 구조와 적색 발광 성능을 유지했다. 또한 기존 라디칼 음이온 발광체와 비교해 높은 광학 효율과 긴 발광 수명을 동시에 구현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소재를 기반으로 전압에 따라 높은 투명도를 가진 오렌지색에서 녹색으로 색상이 변하고, 자외선을 비추면 강한 적색 발광이 켜지는 턴온(Turn-on) 방식의 전기변색 및 전기발광변색 스마트 소자도 구현했다.
전기적·광학적 자극을 통해 분자의 라디칼 상태와 홀전자 스핀의 유무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빛을 이용해 양자 정보를 쓰고 지우는 스핀 기반 광학 큐비트 소자와 양자 메모리 하드웨어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왼쪽) ‘낮은 안정성’과 ‘발광 효율’ 한계를 극복한 공간 전하 이동(TSCT) 기술 구현 유기 라디칼 발광체 (가운데) 전기발광 제어 소자 구현 (오른쪽) 양자 제어 시뮬레이션
위경량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대기 환경에서 불안정해 다루기 어려웠던 유기 라디칼 이온의 전자·스핀 구조를 분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엔지니어링해 안정성과 효율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차세대 고효율 OLED 디스플레이와 스마트 윈도우뿐만 아니라, 향후 상온 구동형 양자컴퓨터의 핵심인 광학 큐비트 및 분자 양자 정보 처리 기술(QIST) 발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NRF)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국가중점연구실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대외교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