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4 ligand BRACO-19의 뎅기바이러스 억제 기전 모식도
보존성 높은 G4 서열 발굴 및 BRACO-19의 항뎅기바이러스 효능 검증
Journal of Biomedical Science 게재… RNA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부총장 양지운) 생명정보공학과 이혜라 교수 연구팀이 뎅기바이러스 유전체 RNA의 구조적 특징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항바이러스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항바이러스제 개발이 주로 바이러스 단백질을 표적으로 해 온 것과 달리, 뎅기바이러스 유전체 내에 존재하는 G-quadruplex(G4) 구조를 small molecule ligand로 조절해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돌연변이가 빠르게 축적되는 RNA 바이러스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단백질이 아닌 유전체 구조 자체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Biomedical Science(IF 14.4, JCR 상위 5%)에 게재됐다. (논문명: Targeting a genomic RNA G-quadruplex of dengue virus with small molecules as an alternative to protein-targeted therapeutics)
뎅기바이러스는 모기를 매개로 전파되어 뎅기열과 뎅기출혈열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감염병 원인 바이러스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4억 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모기 서식지 확대와 국제 이동 증가로 감염 위험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서로 다른 혈청형에 의한 2차 감염이 발생할 경우 중증 질환과 사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효과적인 치료 전략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뎅기바이러스에 대해 임상적으로 승인된 특이적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기존에는 NS3 protease, NS5 RNA-dependent RNA polymerase 등 바이러스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후보물질들이 개발되어 왔으나, RNA 바이러스의 빠른 돌연변이로 인해 약물과 표적 단백질 간 결합력이 감소하거나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러스 단백질이 아닌 유전체 RNA의 입체 구조에 주목했다. G-quadruplex, 즉 G4는 구아닌이 풍부한 염기서열에서 형성되는 고차 구조체로, 특정 ligand와 결합할 경우 해당 유전자의 발현이나 번역 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뎅기바이러스 유전체 내 7개의 후보 G4 서열을 구조적으로 스크리닝해, 네 가지 뎅기바이러스 혈청형 전반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보존성이 높은 G4-3 서열을 선별했다. 이후 다양한 화학구조를 가진 G4-ligand들을 비교 분석해 항뎅기바이러스 효능을 보이는 small molecular G4-ligand를 발굴했다.
특히 연구팀은 BRACO-19가 G4-3 구조에 나노몰(nM) 수준의 높은 친화도로 결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BRACO-19는 바이러스 RNA의 번역 과정을 억제함으로써 NS1, NS3, NS5 등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비구조 단백질의 생성과 축적을 차단했고, 그 결과 뎅기바이러스의 복제를 효과적으로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in vitro 실험과 재조합 뎅기바이러스 시스템을 통해 검증했으며, 나아가 in vivo 실험에서도 BRACO-19의 항뎅기바이러스 우수한 효능을 확인했다. 특히 네 가지 뎅기바이러스 혈청형 모두에서 효과가 확인됐다는 점은 향후 범혈청형 치료제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의 핵심 차별성은 바이러스의 단백질 표적이 아니라 바이러스 생존에 필수적인 유전체 내 보존된 입체 구조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데 있다. 기존 단백질 표적 치료제는 단일 아미노산 변이만으로도 약물 결합력이 감소할 수 있는 반면, G4 구조는 일부 염기서열 변이가 발생하더라도 전체적인 3차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G4 표적 항바이러스 전략은 기존 약물 내성 변이주에 대해서도 높은 내성 장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연구는 단순히 뎅기바이러스 유전체 내 G4 구조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바이러스 생활사에서 기능적으로 중요한 G4 서열을 규명하고 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바이러스 효과를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
생명정보공학과 이혜라 교수는 이번 성과가 현재 특이적 치료제가 부재한 뎅기열에 대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현재, 후속연계과제인 보건복지부 RNA바이러스 감염병 대비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과제를 수주하였비임상 1상 IND 승인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뎅기열은 저소득·중저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큰 질병 부담을 유발하고 있어,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은 환자 생존율 향상뿐만 아니라 의료 시스템 부담 경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와 국제 이동 증가로 국내에서도 뎅기열 유입 및 확산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는 향후 신종·재출현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연구개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축적한 바이러스 유전체 구조 기반 치료제 개발 경험이 향후 다양한 RNA 바이러스 감염병 대응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김영준 박사는 생명정보공학과에서 학부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본 연구의 초기 실험과 핵심 아이디어를 제공하였으며, 현재는 분자바이러스 연구실에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중이다. 공동 제1저자 송준영 연구원은 분자바이러스 연구실에서 학부연구생 및 석사학위를 수여 받고 현재 (주)셀인셀즈에 재직중이며, 고려대학교 생명정보공학과 이혜라 교수가 교신저자로서 연구를 지도했다.
한편, 해당 연구는 보건복지부 RNA바이러스 감염병 대비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과제 사업, G4 ligand 기반 뎅기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과제의 지원 아래 수행되었다.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대외교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