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석범·송은지 대학원생 연구성과 ‘한빛사’ 등재
생체나노공학연구실의 노석범·송은지 대학원생 연구성과가 ‘한빛사’ 등재되었다.
1. 연구내용
아밀로이드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접히고 응집하면서 형성되는 구조로,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제2형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과 관련돼 있다. 특히 아밀로이드 응집 과정에서 형성되는 올리고머는 세포 기능 이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구조로 알려져 있지만, 구조적으로 불안정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섬유로 성장하기 때문에 재현성 있는 올리고머 시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고려대학교 생명정보공학과 이규도 교수 연구팀은 별도의 화학 첨가제 없이 축회전(axial rotation)의 회전 속도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 경로를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학교 생명정보공학과 노석범·송은지 대학원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모델 아밀로이드 단백질인 hen egg-white lysozyme(HEWL)을 열 축회전 장치(thermo-axial rotator)에 적용하고, 서로 다른 회전 속도에서 형성되는 아밀로이드 구조를 비교했다. 그 결과 낮은 회전 속도에서는 β-sheet 구조가 발달한 긴 아밀로이드 섬유가 주로 형성된 반면, 회전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섬유 구조가 감소하고 나노미터 크기의 구형 올리고머가 우세한 상태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회전 조건에 따라 아밀로이드 응집 상태가 fibril-dominant regime, transition regime, oligomer-dominant regime으로 구분되는 뚜렷한 구조적 전환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ThT와 ANS 형광 분석, 원편광 이색성 분광법(CD), 원자힘현미경(AFM) 등을 이용해 이러한 변화를 검증했으며, 고회전 조건에서는 긴 아밀로이드 섬유가 크게 감소하고 구형 나노입자가 우세하게 형성되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또한 축회전에 의해 형성된 서로 다른 아밀로이드 구조는 이후의 응집 과정에서도 서로 다른 동역학적 특성을 나타냈다. 이를 통해 회전 조건이 단순히 아밀로이드의 최종 형태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후속 응집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신경모세포종 세포주인 SH-SY5Y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고회전 조건에서 형성된 올리고머 우세 구조가 저회전 조건의 섬유 포함 구조와 구별되는 세포 대사활성, 막 손상 및 세포골격 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응집 억제가 아니라, 축회전에 의해 변화하는 원심력과 공기-물 계면, 벽면 유동 등의 물리적 환경이 아밀로이드 조립 과정에 영향을 미쳐 응집 경로 자체를 선택적으로 전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기계적 교반이 주로 아밀로이드 응집을 촉진하는 데 활용돼 온 것과 달리, 본 연구는 회전 속도를 프로그래밍 가능한 물리적 변수로 활용해 아밀로이드 응집 경로를 제어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축회전 플랫폼은 화학 첨가제 없이 회전 속도만으로 섬유 우세 상태와 올리고머 우세 상태 간 전환을 유도할 수 있어, 향후 아밀로이드의 구조–응집 동역학–세포 반응 간 상관관계 연구와 다양한 질환 관련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 제어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성과는 나노·마이크로 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Small (Impact Factor 11.8)에 2026년 8월 온라인 게재됐으며, 논문명은 ‘Mechanochemically Programmed, Oligomer-Selective Amyloid Assembly via Axial Rotation’이다.

